근로계약서 처음 쓸 때 빠뜨리지 않는 방법

얼마 전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인이 첫 월급을 받고 고개를 갸웃하더라고요. 면접 때 들은 시급은 맞았는데, 쉬는 시간과 급여 지급일을 서로 다르게 기억하고 있었어요. 이런 일을 줄이려고 쓰는 게 근로계약서입니다. 사인하기 전에 몇 군데만 차근차근 확인해도 나중에 생길 수 있는 오해가 꽤 줄어듭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받을 내용을 확인하세요
근로계약서는 회사가 정한 양식에 이름만 적는 종이가 아닙니다. 언제부터, 어디서, 어떤 일을 하고, 얼마를 받는지 서로 확인한 기록이에요. 고용노동부 안내에 따르면 임금의 구성 항목과 계산·지급 방법,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은 서면으로 명시해 근로자에게 교부해야 합니다. 아르바이트나 단기 근무라고 해서 이 과정이 생략되는 것도 아닙니다.
가능하면 첫 출근 전에 내용을 읽고, 계약을 체결할 때 본인이 보관할 서면도 받으세요. 근로자에게 한 부를 주는 일은 요청이 있을 때만 하는 서비스가 아닙니다. 서명한 뒤에는 받은 계약서를 사진이나 파일로도 보관해 두면 급여나 근무 일정이 달라졌을 때 확인하기 편합니다.
기간과 업무는 빈칸 없이 적는 편이 좋습니다
첫 줄에서는 근무 시작일을 확인하세요. 끝나는 날이 정해진 계약이라면 종료일도 적어야 합니다. 반대로 기간을 정하지 않고 일하기로 했다면 종료일을 억지로 채울 필요는 없어요. 고용노동부 표준근로계약서도 이런 경우 근로 시작일만 쓰도록 안내합니다.
근무 장소와 업무 내용도 실제 약속과 맞는지 보세요. 예를 들어 ‘매장 업무’라고만 쓰면 계산대, 재고 정리, 배달 지원 중 어디까지 맡기로 했는지 기억이 엇갈릴 수 있습니다. ‘매장 계산 및 상품 진열’처럼 평소 할 일을 알아볼 수 있게 적는 편이 낫습니다. 다른 지점에서 일할 가능성이 있다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정하는지도 미리 이야기해 두세요.
기간제 근로자는 계약기간이 특히 중요합니다. 계약서의 종료일이 면접에서 들은 날짜와 다르면 서명하기 전에 확인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날짜 한 칸의 차이가 근무 계획에는 꽤 크게 느껴질 수 있으니까요.
근무시간과 쉬는 시간을 따로 읽어보세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라는 문장만 보면 하루에 9시간 일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자유롭게 쉬는 시간이라면 실제 일하기로 한 시간은 8시간입니다. 출퇴근 시각과 휴게시간을 따로 적어야 급여를 계산할 때도 헷갈리지 않아요.
근로기준법은 근로시간이 8시간인 경우 근로 도중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두도록 정합니다. 휴게시간에는 근로자가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어야 해요. 계약서에 쉬는 시간이라고 적혀 있어도 그동안 계속 손님을 응대하거나 자리를 지켜야 한다면 실제 운영 방식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일마다 시간이 다른 아르바이트라면 ‘주 3일 근무’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월요일은 오후 2시부터 6시, 수요일과 금요일은 오후 1시부터 6시처럼 요일별 시간을 적으면 일정과 급여를 맞춰 보기 쉽습니다. 단시간 근로자의 경우 법에서도 근로일과 근로일별 근로시간을 서면에 명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월급 총액보다 계산 방법을 먼저 보세요
급여란에 ‘월 250만 원’이라고만 적혀 있다면 조금 더 물어볼 만합니다. 기본급과 각종 수당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시급제라면 실제 일한 시간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급여일과 지급 방법은 무엇인지 확인하세요. 시급 1만 2천 원을 받기로 했다면 계약서에도 그 금액이 정확히 적혀 있어야 합니다. 입으로 들은 조건과 종이에 적힌 숫자가 다르면 바로 수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휴일과 연차 유급휴가 항목도 지나치기 쉽습니다. 매주 어느 날을 쉬는지, 휴가에 관해 어떤 내용을 안내받았는지 읽어보세요. 근무 형태에 따라 실제 휴일·휴가 적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해하기 어려운 문구가 있으면 서명하기 전에 뜻을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수당 포함’ 같은 표현만 있고 어떤 수당이 얼마인지 알 수 없다면 계산 근거를 물어볼 이유가 충분합니다.
서명 직전에는 실제 약속과 한 번 더 맞춰보세요
제가 계약서를 볼 때는 근무 시작일, 장소와 업무, 요일별 시간과 휴게시간, 급여 계산 방식과 지급일을 순서대로 읽습니다. 그다음 휴일·휴가 내용을 보고, 빈칸이나 수정한 부분이 남아 있는지 확인해요. 고용노동부 표준근로계약서를 참고하면 어떤 항목을 써야 하는지 감을 잡기 쉽습니다.
서명한 뒤 근무시간이나 임금이 바뀌었다면 새로 합의한 내용이 기록에 제대로 반영됐는지도 살펴보세요. 계약서는 처음 한 번 작성하고 잊어버리는 종이보다, 서로 어떤 조건으로 일하기로 했는지 확인하는 기준에 가깝습니다. 몇 분 더 읽고 질문하는 일이 마음 편하게 일하는 데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