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하는 방법

얼마 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려는 지인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가장 오래 고민한 건 공부법보다 어떤 채용에 지원할지였다. 같은 공무원 시험이라고 해도 직렬과 채용기관에 따라 확인할 내용이 달라진다. 책을 사기 전에 지원할 시험부터 좁혀 두면 시간과 돈을 아낄 수 있다.
지원할 직렬부터 좁혀 보기
처음부터 평생 할 일을 고르겠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선택이 너무 무거워진다. 우선 관심 있는 업무를 두세 가지 적어 보자. 사람을 직접 응대하는 일이 맞는지, 자료를 다루는 일이 편한지, 특정 분야의 전문 지식을 쓰고 싶은지 생각하면 후보가 조금씩 줄어든다.
그다음에는 실제 채용 공고를 읽어야 한다. 응시 자격, 시험 과목, 근무 지역, 선발 인원, 일정은 채용마다 다를 수 있다. 지난해 공고는 전체 흐름을 파악하는 데 쓰고, 지원 여부는 반드시 해당 연도의 공고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편이 안전하다.
근무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지역 조건도 함께 살펴야 한다. 이름이 비슷한 채용이라도 지원할 수 있는 지역과 임용 후 일할 곳이 기대와 다를 수 있다. 공고에서 헷갈리는 표현은 표시해 두었다가 채용기관의 안내를 다시 확인하면 된다.
현재 실력과 공부 시간을 숫자로 확인하기
교재를 여러 권 펼치기 전에 지원하려는 시험의 과목을 확인하고 기출문제를 한 번 풀어 보면 좋다. 처음 점수는 실력을 평가하는 성적표라기보다 출발점을 알려 주는 자료다. 시간 안에 문제를 끝내지 못했는지, 개념을 몰랐는지, 아는 내용을 헷갈렸는지에 따라 필요한 공부가 달라진다.
공부 계획도 희망하는 시간이 아니라 실제로 낼 수 있는 시간을 기준으로 짜야 오래 간다. 평일에 하루 3시간씩 닷새를 공부할 수 있다면 일주일에 확보되는 시간은 15시간이다. 여기에 강의, 복습, 문제 풀이를 모두 넣어 보고 빠듯하다면 계획을 줄이는 게 낫다.
- 최근 2주 동안 공부할 수 있었던 요일과 시간을 적는다.
- 과목별로 기출문제를 풀며 자주 틀리는 유형을 찾는다.
- 가장 약한 과목에 시간을 더 주되, 다른 과목도 매주 조금씩 본다.
특히 직장이나 학업을 병행한다면 매일 똑같은 분량을 채우기 어렵다. 바쁜 날에는 30분 복습만 하고, 시간이 넉넉한 날에 긴 문제 풀이를 배치하는 식으로 조절할 수 있다. 계획표의 목적은 빈칸 없이 채우는 것이 아니라 다음 주에도 공부를 이어 가는 것이다.
강의보다 복습이 밀리지 않게 공부하기
처음에는 강의를 들으면 공부가 빠르게 진행되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들은 내용을 다시 떠올리지 못하면 진도만 쌓인다. 한 단원을 배운 뒤 책을 덮고 핵심 내용을 말하거나 적어 본 다음, 바로 관련 문제를 풀어 보는 방식이 이해한 부분과 놓친 부분을 구분하기 쉽다.
틀린 문제를 모두 긴 노트로 옮길 필요는 없다. 왜 틀렸는지만 짧게 표시해도 충분하다. 개념을 몰랐으면 해당 부분으로 돌아가고, 문제를 잘못 읽었다면 놓친 조건에 표시한다. 같은 이유로 반복해서 틀리는 문제가 우선순위다.
예를 들어 40문제를 풀어 12개를 틀렸다면, 점수만 적고 끝내기보다 틀린 이유를 세어 보는 편이 유용하다. 개념 부족이 7개이고 시간 부족이 5개라면 다음 주에는 개념 복습과 제한 시간 풀이를 각각 계획에 넣을 수 있다. 숫자가 있어야 공부법도 구체적으로 바뀐다.
교재나 강의를 자주 바꾸는 것도 주의할 부분이다. 다른 자료가 더 좋아 보일 때는 지금 쓰는 자료에서 무엇이 부족한지 먼저 확인하자. 설명이 이해되지 않는 단원만 보충하는 것과 처음부터 새 강의를 다시 듣는 것은 필요한 시간이 크게 다르다.
시험일이 가까워질수록 연습을 바꾸기
초반에는 모르는 개념을 익히는 데 시간을 쓰지만, 시험이 가까워지면 제한 시간 안에 문제를 푸는 연습이 중요해진다. 평소에는 풀 수 있던 문제도 시간에 쫓기면 실수가 나온다. 실제 응시 방식에 맞춰 문제를 풀고, 어느 과목에서 시간이 오래 걸렸는지 기록해 두자.
모의문제 점수가 한 번 떨어졌다고 공부 계획 전체를 뒤집을 필요는 없다. 어려운 문제가 많았을 수도 있고, 그날 집중력이 낮았을 수도 있다. 여러 번의 결과에서 비슷하게 나타나는 약점에 먼저 대응하는 편이 낫다. 반대로 늘 시간이 부족하다면 문제를 푸는 순서와 한 문제에 머무는 시간을 점검해야 한다.
공부만큼 접수와 준비물 확인도 중요하다. 원서접수 기간, 시험 장소 안내, 신분증 기준처럼 당일에 영향을 주는 사항은 해당 채용기관의 최신 공고에서 확인하자. 일정은 달력에 미리 적고, 시험 전날에는 이동 경로까지 살펴 두면 불필요한 긴장을 줄일 수 있다.
공무원 시험 준비는 처음 세운 계획을 끝까지 고집하는 과정이라기보다, 공부한 결과를 보고 조금씩 고쳐 가는 과정에 가깝다. 지원할 시험을 분명히 하고 매주 가능한 만큼 공부했다면,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도 훨씬 선명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