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싶지만 떡볶이 책을 내 마음에 맞게 읽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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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싶지만 떡볶이 책을 내 마음에 맞게 읽는 방법

얼마 전 서점에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를 다시 펼쳤습니다. 제목은 오래 기억하고 있었는데, 막상 읽으니 떡볶이보다 마음속에서 오가는 말들이 더 오래 남더라고요. 이 책은 속 시원한 해결책을 기대하며 읽기보다, 내가 평소 어떤 생각을 반복하는지 돌아보며 읽을 때 더 가까이 다가옵니다.

제목이 낯설어도 책 속 이야기는 익숙할 수 있어요

백세희 작가의 이 책은 정신과 전문의와 나눈 12주간의 대화를 엮은 에세이입니다. 2018년에 출간됐고, 겉으로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면서도 마음속에 우울과 불안을 안고 사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제목만 보고 가벼운 음식 이야기나 단순한 위로를 예상했다면 내용이 조금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마음이 늘 한 가지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사람을 만나 웃다가 집에 돌아와 허전할 수도 있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에도 좋아하는 음식을 떠올릴 수 있죠. 책 제목의 상반된 마음이 유독 눈에 들어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감정이 동시에 있다는 사실을 굳이 하나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다만 제목의 표현을 모든 사람의 마음 상태에 그대로 대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책 속 저자의 경험은 저자의 이야기이고, 읽는 사람의 상황은 저마다 다릅니다. 공감되는 대목은 받아들이고, 낯선 대목은 잠시 넘겨도 괜찮습니다.

상담 장면은 답을 찾기보다 질문을 따라가며 읽어요

상담 대화가 이어지는 부분에서는 누가 옳은 말을 했는지 가리기보다, 질문이 나오기 전과 후에 생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는 편이 좋았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의 반응을 떠올릴 때 실제로 들은 말과 내가 짐작한 마음은 다를 수 있죠. 평소에는 둘을 쉽게 섞어 생각하지만, 대화를 글로 읽으면 그 차이가 조금 보입니다.

읽다가 손이 멈추는 문장이 있다면 마음속으로 세 가지만 물어봐도 충분합니다.

  • 이 장면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은 무엇일까?
  • 그 일에 저자는 어떤 의미를 붙였을까?
  • 나라면 비슷한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할까?

이를테면 답장이 늦게 온 날을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아직 답장이 오지 않았다’는 것뿐인데, 머릿속에서는 ‘내가 실수했나’, ‘상대가 나를 싫어하나’ 같은 생각이 빠르게 붙기도 합니다. 책을 읽으며 이런 차이를 발견하면 저자의 상담 장면이 내 일상과도 연결됩니다. 물론 매번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내가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는지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읽을 거리가 생깁니다.

공감되지 않는 페이지도 건너뛰어도 됩니다

이런 에세이는 첫 장부터 끝 장까지 같은 속도로 읽기 어렵습니다. 어떤 날에는 한 문장이 유난히 선명하고, 다른 날에는 여러 쪽을 읽어도 마음에 남는 게 없을 수 있어요. 그때 억지로 공감하려 애쓰면 독서가 또 하나의 숙제처럼 느껴집니다.

저는 한 번에 많은 분량을 읽기보다 대화 한 장면을 읽고 책을 덮는 방식이 편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문장 옆에 ‘비슷한 적 있음’이나 ‘나는 조금 다름’처럼 짧게 적어두면 다음에 펼쳤을 때도 그날의 생각이 보입니다. 밑줄을 그을 문장이 없다면 그대로 넘어가도 좋고요.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정도로 독서의 성공을 따질 필요는 없습니다.

또 책에 나온 상담 내용이 모든 사람에게 맞는 설명은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두면 좋겠습니다. 우울이나 불안이라는 말이 익숙하더라도 원인과 필요한 도움은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내 상태를 책 한 권으로 판단하기보다, 오래 힘들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때는 전문가와 직접 이야기하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책을 덮은 뒤에는 작은 장면 하나만 남겨보세요

책을 읽고 나면 ‘이제 나를 더 잘 이해해야지’ 같은 큰 다짐을 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바로 달라지지 않으면 괜히 실망하게 되더라고요. 대신 그날 마음에 남은 장면 하나를 골라두는 쪽이 부담이 적습니다. 친구의 말에 서운했던 순간, 혼자 있는 시간이 편안했던 순간처럼 아주 사소한 것도 괜찮습니다.

가능하다면 그 장면을 사실과 느낌으로 나눠 한두 줄 적어볼 수 있습니다. ‘친구가 약속 시간을 바꿨다’는 사실이고, ‘나를 덜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아 서운했다’는 느낌입니다. 둘 다 내게 일어난 일이지만 같은 것은 아니죠. 이렇게 적어두면 감정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금 더 또렷하게 볼 수 있습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를 읽으며 가장 오래 남는 건 거창한 변화보다 마음의 모순을 말로 꺼내는 순간이었습니다. 힘든 날에도 먹고 싶은 것이 있고, 웃는 날에도 허전할 수 있습니다. 그런 마음을 서둘러 고치려 하지 않고 잠깐 들여다보는 독서라면, 책장을 덮은 뒤에도 자기 일상을 조금 다르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죽고싶지만 떡볶이 책을 내 마음에 맞게 읽는 방법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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