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 준비 처음이라면 이렇게 시작하세요

얼마 전 지인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며 교재부터 열 권 넘게 장바구니에 담았다고 했어요. 그런데 어떤 직렬에 지원할지는 아직 못 정했더라고요. 공무원 시험은 공부 시간을 늘리기 전에 지원할 시험과 직렬을 고르는 일이 먼저입니다. 같은 9급이라도 맡는 업무와 시험 과목이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가장 먼저 지원할 시험과 직렬을 고르세요
처음에는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부터 구분하면 편합니다. 국가공무원은 중앙행정기관 등에, 지방공무원은 지방자치단체 등에 소속됩니다. 다만 실제 근무 장소와 업무는 부처나 배치에 따라 달라져요. ‘집 근처에서 일하고 싶다’거나 ‘특정 분야의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면 채용 공고에 나온 근무 예정 기관과 담당 업무를 함께 읽어야 합니다.
직렬도 이름만 보고 고르기엔 아쉬워요. 일반행정은 행정 업무의 범위가 넓고, 세무는 세금 관련 업무를 맡습니다. 전산, 시설 같은 직렬은 해당 분야의 지식을 시험에서 평가하죠. 관심 있는 직렬 두세 개를 적은 뒤 시험 과목, 선발 지역, 자격 요건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세요. 전공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정하기보다, 합격 후 오래 맡아도 괜찮을 업무인지 생각해 보는 게 좋습니다.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을 기준으로 보면 인사혁신처는 국어·영어·한국사와 직렬별 필수과목 두 과목을 안내합니다. 필기시험 뒤에는 면접시험도 있어요. 다만 지방공무원이나 다른 채용 방식까지 같은 기준으로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과목과 응시 자격은 지원하려는 시험의 해당 연도 공고문에서 확인하는 게 가장 정확해요.
교재를 사기 전에 기출문제 한 회를 풀어보세요
처음부터 시간을 재며 전 과목을 풀 필요는 없습니다. 관심 있는 직렬의 기출문제 한 회를 펼쳐 보고, 문제를 읽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와 어느 과목에서 막히는지를 확인해 보세요. 국가공무원 채용시스템에서는 공개경쟁채용 시험문제와 정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몇 문제를 틀렸는지만 보는 것보다 ‘개념을 몰라서’, ‘지문을 잘못 읽어서’, ‘시간이 부족해서’처럼 이유를 나누는 편이 다음 공부에 쓸모가 있어요.
예를 들어 영어 지문을 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문법책만 반복한다면 성적이 쉽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한국사에서 시대 흐름은 아는데 세부 사실을 자주 헷갈린다면 짧은 복습이 더 효과적일 수 있죠. 기출문제는 처음부터 점수를 매기는 시험지가 아니라, 내 출발점을 알려주는 자료라고 생각하면 부담도 덜합니다.
이 단계에서 교재는 과목마다 기본서 한 권과 문제집 한 권 정도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여러 강의의 진도를 동시에 따라가면 공부한 양은 많아 보여도 복습할 시간이 줄어요. 한 자료를 끝까지 보고 틀린 부분을 다시 보는 습관이 먼저입니다.
하루 계획은 공부 가능 시간에 맞춰 잡으세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 하루 열 시간 공부 같은 이야기가 눈에 띕니다. 하지만 직장을 다니거나 가족을 돌보는 사람에게 그 시간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죠. 일단 일주일 동안 실제로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을 적어 보세요. 평일에 두 시간, 주말에 다섯 시간씩 가능하다면 주당 스무 시간입니다. 계획도 그 시간 안에서 세워야 다음 주에 다시 지킬 수 있어요.
처음 한두 달은 모든 과목을 매일 조금씩 보는 방식보다, 취약 과목에 시간을 더 주면서 나머지 과목의 감을 유지하는 방식이 편할 수 있습니다. 가령 하루 두 시간이 있다면 한 시간은 약한 과목의 개념과 문제에 쓰고, 나머지 한 시간은 다른 과목의 기출문제와 복습에 배분하는 식이에요. 과목별 비율은 한 달마다 문제 풀이 결과를 보고 조정하면 됩니다.
복습할 때는 긴 오답 노트를 새로 쓰기보다 틀린 문제 옆에 이유를 한 줄로 남겨 보세요. ‘용어를 몰랐음’, ‘보기 두 개를 끝까지 비교하지 않음’처럼 적으면 같은 실수를 찾기 쉽습니다. 주말에는 그 주에 표시한 문제만 다시 풀어도 공부 방향이 꽤 선명해져요. 쉬는 시간도 계획에 넣으세요. 피곤해서 지문을 여러 번 읽는 날에는 억지로 진도만 늘리기보다 짧게 복습하고 쉬는 편이 다음 날 공부에 낫습니다.
접수 일정과 면접 준비도 공부 계획에 넣으세요
필기 공부에 집중하다 보면 원서 접수와 제출 사항을 뒤늦게 확인하기 쉽습니다. 모집 공고가 나오면 접수 기간, 응시 자격, 시험 장소 공고일, 가산점 관련 사항을 따로 적어 두세요. 채용 일정은 해마다 달라질 수 있으니 지난해 달력을 그대로 쓰면 안 됩니다. 국가공무원은 국가공무원 채용시스템, 지방공무원은 지원하려는 지방자치단체의 채용 공고를 기준으로 확인하면 됩니다.
면접은 필기시험을 통과한 뒤에야 시작할 일이 아니에요. 평소에 지원 직렬이 하는 일을 알아두고, 내가 겪은 협업이나 민원 응대 경험을 짧게 메모해 두면 나중에 답변을 만들기 수월합니다. 거창한 경험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맡은 일을 끝까지 처리한 과정, 의견이 다른 사람과 조율한 과정처럼 구체적인 사례가 말할 거리가 됩니다.
공무원 시험 준비의 첫걸음은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고르고, 기출문제로 현재 실력을 확인한 뒤, 내 생활에 맞는 계획을 꾸준히 고치는 일에 더 가깝습니다. 그렇게 시작하면 막연한 불안 대신 다음 주에 할 일이 보입니다.
